2020년, 에어 조던을 신고 뛰어오른 브랜드
2000년 후로 태어난 세대에게 마이클 조던은 결코 감이 오지 않는 왕년의 농구 스타다. 요즘 세대에겐 농구 선수보다 슈즈 브랜드로 더욱 알려진 조던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제품 라인 중 하나였으나 현재는 나이키의 자회사로 분리돼 독립 브랜드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로수길에 조던 서울을 설립했고, 다양한 조던 제품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뿐만 아니라 85년 출시된 에어 조던1부터 최신 제품까지 전시해 볼거리까지 제공하며 국내에서의 인기를 이어나간다. 2020년 핵심 트렌드 키워드인 뉴트로도 에어 조던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데 한 몫 한다.
단순히 옛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아날로그 감성을 새롭게 가공했고, 90년대 감성을 활용해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이루어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스포츠 선수들에게 스폰서십은 단순히 또 다른 수입원이 아닌 명예와 직결된 부분이다. 특히 스포츠 선수의 이름을 따서 시그니처 모델을 제작한다는 것, 선수와 상품을 연상 시켜 브랜딩 하는 것, 나아가 트렌드를 접목하여 인기 아이템을 만드는 일에는 수많은 인력과 비용, 시간이 필요한 프로젝트다.
에어 조던이라는 브랜드 네임은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넘어선 전무후무한 가장 큰 성공 사례다 에어 조던의 성공 신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얼마 남지 않은 2020년, 올해 역시 세대를 넘나들며 꾸준히 사랑받았던 에어 조던의 대표적인 협업 리스트를 정리했다.
01. AIR DIOR (AIR JORDAN 1)
2020년 최고의 협업으로 손꼽히는 디올과 조던의 에어 디올. 디올 옴므의 수장 킴 존스는 이번 컬렉션에 대해 ‘나는 다른 세계와 생각을 혼합하는 것을 즐긴다. 조던과 디올은 각자가 속해 있는 분야에서 절대적인 우수성을 상징한다’라고 전했다. 그가 말했듯 에어 디올은 절대적인 우수성을 상징했고, 무려 300만원대의 고가로 래플 발매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5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당첨 확률은 단 0.1%였다. 에어 디올 하이와 로우 모델은 총 1만 3천 켤레가 생산됐지만, 그중 5천 켤레는 디올의 최상위 고객에게 제공했고, 공식적으로 출시된 것은 총 8천 켤레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에어 조던 1이 발매한 지 어느덧 35년이 지났지만, 디올과 협업으로 탄생한 에어 디올은 35년 역사를 통틀어 대장급 에어 조던 1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02. FRAGMENT DESIGN (AIR JORDAN 3)
2018년 에어 조던 1과 프라그먼트 디자인 협업 이후, 새롭게 출시한 제품으로 발매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프라그먼트 디자인 x 에어 조던 3. 발매 전 후지와라 히로시가 SNS에 직접 착용한 사진을 업로드하여 알려졌다. 프라그먼트 디자인은 후지와라 히로시가 이끄는 디자인 레이블로 ‘최소한의 디자인으로 최대의 미를 뽑는다’는 가치관을 따른다. 주로 협업을 통한 제품들을 출시하며 최근에는 스타벅스, 컨버스, 몽클레르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이루고 있다. 프라그먼트가 지향하는 가치관으로 인해 무난해 보인다는 혹평도 있지만, 오히려 기본에 충실함으로써 더 깔끔하고 고급스러움을 자아낸다.
03. OFF-WHITE (AIR JORDAN 5)
현 루이비통의 남성복 수석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의 브랜드 오프 화이트. 오프 화이트와 에어 조던의 첫 만남은 2017년 나이키와 오프 화이트가 만나면서 출시한 더 텐(THE TEN) 시리즈다. 이들은 나이키 인기 모델을 선정해 버질 아블로의 방식으로 해석한 모델들을 출시했고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현재 더 텐 시리즈 중 가장 인기가 좋았던 에어 조던 1 시카고 모델의 리셀가는 700만원까지 올랐다. 케이블 타이와 해체주의적 성향을 크게 띄는 오프 화이트와 에어 조던의 콜라보 제품들은 기존 디자인의 틀을 거부하며 과감한 시도를 보여줬다. 더 텐 시리즈 이후 2020년에 출시한 에어 조던 4, 5 모델들도 더 텐 시리즈 못지않게 다양한 디테일을 보여줬고 스니커 외에도 다양한 의류 라인을 출시하며 협업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04. SEOUL EDITION (AIR JORDAN 3)
2018년, 대한민국과 마이클 조던에게 있어 30주년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서울 에디션 에어 조던 3가 우먼스 라인으로 재출시했다. 서울의 창조적인 에너지에서 영감을 얻은 에어 조던 3 서울은 1988년 서울에서 개최한 지상 최대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 30주년과 그해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 마이클 조던이 에어 조던 3를 신고 우승한 순간을 기념해 더욱 의미가 깊다. 태극기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에어 조던 3 서울은 좌·우측 설포 안쪽에 ‘서울’과 1988년 올림픽 슬로건이었던 ‘화합과 전진’을 각각 한글로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