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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 PORTRAIT OF ADOY

보컬 오주환, 건반 지(Zee), 베이스 정다영, 드럼 박근창.
네 사람이 모여 완성한 아도이.
각자의 컬러가 분명한 이들이 아도이라는 팔레트에 섞여 풍부한 색을 노래한다.
잡지라는 캔버스를 빌려, 아도이의 명암을 덤덤히 담았다.
화려한 채색 없이 있는 그대로 순수하고 자유로운 데셍처럼.

밴드명이 귀에 쏙 박힌다

 

주환 반려묘 요다(YODA)의 이름에서 따왔다. 요다의 이름을 거꾸로 뒤집은 것인데, 사실 특별한 의미는 없고 부르고 쉬워서 밴드명으로 지었다. 고양이 말을 들으면 다 잘되는 것 같다. (웃음)

 

멤버들이 생각하는 아도이는 어떤 밴드인가?

 

주환 아도이는 신디사이저를 중심으로 하는 장르인 신스팝을 기반으로 하는 밴드다. 아도이 음악이 연상하는 건 무척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여름, 바다, 파도, 서핑, 공원, 달리기, 밤공기, 맥주, 담배, 수다처럼 잠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것들. 거기에 여행, 꿈, 미래, 실수, 외로움 같은 조금 복잡한 이야기를 가진 감정이 더해진다.
 우리는 각자 다른 록 음악을 하던 4명이 모여 신스팝을 하는 밴드다. 영화 사운드 트랙처럼 우리 음악이 대중의 삶에 아름다운 OST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핫한 밴드로 손꼽히고 있다. 인기 실감하나?

 

근창 다영이는 출퇴근 때 알아보는 분들이 있다고 하더라. (웃음)
다영 가끔 밖에서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우연히 들어간 카페에서 아도이 음악이 나올 때마다 신기하더라.
 태국 공연 때 현지 팬들이 우리 음악을 따라 부를 때 실감 나더라. 한편으론 ‘이게 꿈인가?’라고 생각했다. 음악을 시작하고 외국에서 단독 공연 한번 해보는 것이 소원이었거든. 그 꿈을 9년 만에 이룬 셈이지.

다소 생소한 신스팝이라는 장르를 아도이만의 음악성으로 제대로 풀어냈다. 신스팝의 대표주자 격이지. 현재 아도이만의 음악을 구축하기 전, 록이나 포크 장르도 시도했다고?

 

다영 나는 이전 밴드에서도 신스팝으로 구분되는 음악을 했다. 그때와 차이점이 있다면 아도이 음악이 더 대중적이라는 점이지. 아도이의 음악성은 지(Zee)가 구축했다고 생각한다. 음악 작업할 때 지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하거든.
 난 원래 메탈 헤드였다. (웃음) 메탈 아닌 다른 음악은 음악 같지도 않다고 치부하고, 매주 메탈 공연을 보러 다녔거든. 메탈 밴드에서 드럼도 맡았다. 그러다 다프트 펑크(Daft Punk)라는 뮤지션을 알게 되면서 일렉트로닉, 힙합, 뉴에이지 등 다양한 장르에 눈을 뜨게 됐지. 사실 아도이 음악도 이런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사용한다.
근창 각자 추구하는 것이나 좋아하는 장르가 달라서 서로가 원하는 음악 매칭을 통해 곡이 나올 때도 있다.
주환 예전에는 록이나 포크에 기반을 둔 음악을 했다. 아도이를 처음 만들며 접했던 신스는 나에게 새로운 장르였고, 그래서 호기심을 자극했지. 멤버들 역시 좋아하는 음악 취향이 조금씩 다른데, 그런 차이가 음악이나 공연할 때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휘한다.

 

1집 두 트랙을 제외하고는 모두 영어 가사다. 대부분 가사를 영어로 쓰는 이유가 있나?

 

주환 단순히 음악과 잘 어울린다는 이유다. 요즘에는 영어 가사에 큰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특히 해외 진출에 있어서 유리한 지점도 있고.
 무조건 영어로 쓰려는 건 아니고, 아도이 음악 반주에 영어가 더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앞으로 한글 가사를 조금씩 늘려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멤버 각자 애정하는 곡이 궁금하다

 

근창 처음으로 작곡에 참여했던 ‘Domino’라는 곡. 듣기 편하고 느린 템포로 만들고 싶었는데, 구상대로 잘 나와준 곡이다.
다영 ‘Swim.’ 이 곡은 내게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곡이다. 그래서 다른 곡보다 더 애착이 간다.
 우원재가 피처링한 ‘Poter’라는 곡을 가장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하우스 리듬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개인 취향이 가장 많이 반영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웃음) 이 곡이 19세 미만 청취 불가 곡이라 라디오나 방송을 통해 들려줄 수 없어서 참 아쉽다.
주환 ‘Grace’, ‘Wonder’, ‘Lemon’, ‘Pool’을 좋아한다. 우리 밴드를 설명할 때 ‘커머셜 인디’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그에 부합하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아도이의 대표곡이기도 하고.

 

인디 밴드와 상업성을 매치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지 않나. 인디 밴드는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다거나 대중성과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박혀있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아도이는 ‘커머셜 인디’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이를 지향한다고

 

 ‘인디’나 ‘커머셜’ 같은 단어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커머셜한 음악은 많은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 그리고 인디 음악은 아티스트 개인의 음악 색깔을 제작 과정에서 잃지 않고 보존한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음악이 ‘인디’와 ‘커머셜’로 나뉘는 것이 아닌, 인디 음악도 커머셜 할 수 있는 거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나 밴드 너바나가 커리어 초반에는 ‘인디’로 분류됐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색깔을 잃지 않고 많은 대중과 소통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

 

음악과 같은 예술 분야는 상업성이 짙을 경우 이에 반하는 의견도 나타나지 않나?

 

 아마 상업성이 너무 없을 때도 이에 반하는 의견은 나오기 마련인 것 같다. 모든 사람에겐 취향이라는 게 있으니까.
다영 우리를 좋아해 주는 분들이 있다면 분명 싫어하는 분들도 있다. 사실 그만큼 아도이가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웃음) 아도이가 상업성이 짙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아도이하면 독특한 일러스트 앨범 커버를 떠올리게 된다

 

주환 옥승철 작가에게 기타 레슨을 했던 인연이 있다. 앨범 커버 작업을 부탁했는데, 흔쾌히 들어줬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힘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엔 앨범 커버만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이제는 앨범 커버가 아도이 컨셉이 됐지.
다영 날마다 수많은 앨범이 나오지 않나. 옥승철 작가의 작품이라면 다른 앨범 커버보다 더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이 들었다.
 옥승철 작가에게 앨범 커버를 부탁한 건 지금까지 우리가 내린 결정 중에 가장 잘한 선택이 아닌가 싶다. (웃음)

 

멤버들 이력 역시 예사롭지 않다. 직장 생활을 하거나, 직접 밴드 마케팅을 담당하기도 한다. 소속사 없이 멤버들끼리 의기투합한 점 역시 이색적이다. 밴드 외에 하는 업무에 대해 들려준다면?

 

주환 소속사가 없다 보니 모든 일을 자체적으로 진행해야 했다. 아도이를 키워나가는데 크고 작은 일이 수도 없이 넘쳐났다. 2년 전에 사업자를 내고 오직 아도이만을 생각하며 매일 같이 몰두했다.
 밴드만으로 벌 수 있는 벌이에 한계가 있을 때는 레슨이나 알바를 병행했는데, 현재는 아도이 업무에 올인한다.
다영 나는 아도이 밴드 외에 인공지능 스피커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다. 일은 적성에 맞아 그리 힘들지 않지만, 출퇴근 길이 정말 너무 힘들다. 직장인 여러분들 힘내시길. (웃음)

 

단독 공연과 국내외 각종 음악 페스티벌은 물론, 아시아 투어와 글로벌 진출까지 밴드 아도이로서 굵직한 경험을 견고히 쌓아가는 중이다. 앞으로 크고 작은 목표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면?

 

다영 개인적인 목표와 바람이 있다면, 어렸을 땐 몰랐는데 점점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예전에는 다들 행복한 삶이 되길 바랐는데, 이젠 멤버 모두 아프지 말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그것만으로도 큰 행복인 것 같다.
주환 작은 목표는 좋은 관계를 토대로 내년에 예정된 국내와 해외 공연을 무사히 잘 마치는 것이다. 큰 목표는 멤버 모두 지치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더 성장해나가는 거다.
근창 주변에 도와주는 분들이 많다. 그들과 더욱 가족처럼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우선 두 장의 EP 앨범과 한 장의 정규 앨범을 통해 22곡을 발매했다. 이로써 아도이의 ‘Chapter 1’을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조금 쉬면서 아도이의 다음 챕터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며 새로운 목표를 구상하고 싶다.

EDITOR HWANG SO HEE
PHOTOGRAPHER KANG SANG WOO
STYLIST SON YA BI, LYNDER
HAIR MAKEUP LEE JU 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