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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 투 더 퓨처] 속 스니커즈 소개

Road? We don’t need roads

(길? 우리가 가는 곳엔 길 따윈 필요 없어)

 

 

1985년 개봉한 [백 투 더 퓨처]가 올해 35주년을 맞이했다. 개봉 당시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후속편까지 히트해 1980년대 최고의 흥행 영화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영화다. 백 투 더 퓨처는 과거로 돌아가서 미래를 바꾼다는 이야기의 타임리프 영화다.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가 1955년으로 돌아가 엄마와아빠의 젊은 시절을 만나 생기는 사건들이 주된 내용. 80년대에 예측했던 미래는 날아다니는 자동차, 내 몸에 맞춰지는 옷, 초 단위의 정확한 날씨를 예측하는 기상 시스템까지 존재한다. 35년 전에 예측했던 미래의 모습이 아직 완벽하게 구현되지 않았지만, 영화 속 스니커즈들은 35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20년에도 흔히 볼 수 있는 스니커즈와 무려 3,500만원에 거래된, 소위 부르는 게 값인 스니커즈도 백 투 더 퓨처에 등장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영화 백 투 더 퓨처 속 스니커즈를 소개한다.

 

NIKE, CONVERSE (BACK TO THE FUTURE 1,3)


1. NIKE BRUIN LEATHER

 

코르테즈와 블레이져 로우를 적절하게 섞은 나이키의 브루인 레더 스니커즈. 영화 초반부터 등장하는 스니커로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의 자유분방한 이미지를 느낄 수 있는 스니커 중 하나로 누렇게 변해버린 아웃솔과 막 신어서 더러워진 어퍼가 돋보인다. 영화에 등장하는 브루인 레더는 72년에 출시한 스니커로 백 투 더 퓨처 개봉 이후 43년 만인 2015년 나이키 랩 라인으로 복각 출시했다.

2. CONVERSE CHUCK TAYLOR

 

영화 초반부 박사는 괴한들에 의해 총을 맞고 위급해져 마티는 박사님을 구하기 위해 30년 전 과거로 돌아가게된다. 미래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젊은 시절의 박사를 만나는데, 박사는 미래에서 온 마티가 눈에띄어 그 시대에 맞는 옷을 준비해 준다.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나이키 브루인 스니커를 벗어던진 후 컨버스로 갈아 신는데, 현 시대의 젊음의 아이콘이 나이키었다면 과거에는 컨버스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후 비프 태넌 패거리를 따돌리기 위해 나무로 만들어진 킥보드의 발판 부분을 빌려 추격전을 벌인다. 이 때 컨버스 척 테일러를 신고 킥보드의 발판 부분을 타는 장면은 컨버스가 지향하는 젊음과 자유분방함을 잘 표현해 영화 속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3. NIKE VANDAL HIGH SUPREME CNVS BURNT CREAMIC

 

영화 속 과학자들은 평범하지 않다. 백 투 더 퓨처에 나오는 박사 또한 마찬가지. 괴짜 발명가 애밋 브라운 박사는 매번 어딘가 부족한 발명품을 만들지만 시행착오 끝에 스포츠카 들로리언을 개조해 타임머신을 만든다. 박사는 영화 도입부와 후반부 장면에서 안전화가 아닌 시선을 사로잡는 오렌지색 운동화를 신고 나타나는데, 브라운 박사만의 편하고 자유분방함을 추구하는 성향을 신발이라는 아이템으로 표현했다. 당시 박사가 신었던 나이키의 반달 하이 제품은 80년 제품으로 이후 2017년에 복각 출시했다.

NIKE AIR MAG (BACK TO THE FUTURE 2)

 

1985년을 살아가던 마티는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후인 2015년 미래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마티는 미래에 사는 자신 아들이 억울하게 감옥에 가는 걸 알게 되고 브라운 박사는 마티 아들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마티를 변장시킨다. 브라운 박사는 마티에게 착용하는 사람의 체형에 맞게 변하는 재킷과 발 사이즈에 맞게 자동으로 끈 조임이 되는 나이키 에어 맥을 준다.

영화에 나오는 에어 맥은 나이키 디자이너 팅커 햇필드가 직접 디자인했고 2005년부터 에어 맥을 상용화하기 위해 추진했다. 팬들은 실제 배경인 2015년에 발매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보다 빠른 2011년에 1,500개 한정으로 발매했다. 영화에서 봤던 자동으로 끈을 조여주는 기능은 없었지만, 아웃솔에 불이 들어오는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미래지향적인 에어 맥의 느낌을 구현했다. 곧이어 영화 속 배경 날짜인 2015년 10월에 맞춰 시제품을 선보였고, 2016년에 영화처럼 자동으로 끈 조임 기능이 추가된 에어맥 약 100족을 마티 역을 맡았던 배우 마이클 제이가 운영하는 마이클 제이 폭스 재단에 기부했다. 마이클 제이는 요즘처럼 온라인 추첨이나 선착순 구매 방식이 아닌 자선경매 행사 경품으로 에어 맥을 내놓았고, 자선 티켓을 구매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에어 맥을 증정했다. 마이클 제이 폭스 재단은 모든 수익금을 파킨슨병 환자를 위해 기부해 더욱 뜻깊은 판매행사가 됐다. 에어 맥은 세계에서 가장 구하기 힘든 스니커즈 중 하나로 뽑혔고, 스탁엑스에선 약 2만 6,000유로(약 3,500만원)에 거래됐다.

나이키는 현재까지도 에어 맥 기능을 오마주로 제작한 하이퍼 어댑트 시리즈를 출시하고 AI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등 스타일테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영화처럼 대중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신발의 미래에 대해 연구한다는 점은 박수받아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