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국 영화 100선 작품 명대사 읊기
한국영상자료원(KOFA)은 설립 50주년을 맞이하여 영화의 연구자, 평론가, 창작자, 영화업계 종사자 등 240인이 뽑은 한국영화 100선을 발표했다. 1960년 작품 김기영 감독의 <하녀>, 1996년 작품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등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들로 랭킹 됐다. 한국 영화 100선 작품에서 10위 안에 뽑힌 영화 중 2000년 대 이후 개봉영화 5작품의 명대사를 함께 읊어보자!
<살인의 추억>
“밥은 먹고 다니냐?”
- 개봉 : 2003년
- 감독 : 봉준호
- 출연 : 송강호, 김상경 등
한국영화 100선 2위,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1986년 경기도, 젊은 여인이 무참히 강간, 살해 당한 시체로 발견된다. 2개월 후 비슷한 수법의 강간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건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일대는 연쇄 살인이라는 생소한 범죄의 공포에 휩싸인다.
봉준호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이자 영화 개봉 당시 장기 미제 사건으로 유명했던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실화극이다. <살인의 추억>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자신의 최고의 영화 20편 중 하나로 꼽은 영화이다. 아울러 2019년 3월에 스포츠동아에서 주관한 영화인, 전문가 100명이 뽑은 한국 영화 100년 사 최고의 영화 1위를 차지했다. 프로파일러 권일용은 “묻지마 범죄는 언젠가 일어날 수 있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는 관점에서, 더 이상 남의 일 같지 않으며, 갈수록 흉포화 되고 있는 각종 안전 불감증에 빠진 현대 사회의 추악한 현실을 그대로 투영하여, 수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음을 반영했다”라고 말했다. <살인의 추억>의 마지막 장면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명장면 중 하나이며 “밥은 먹고 다니냐?”는 송강호 배우의 애드리브로 알려졌다. 송강호 배우는 범인을 만나면 직접 꼭 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밝힌 적이 있다.
<기생충>
“가장 완벽한 계획이 뭔지 알아? 무계획이야. 계획을 하면 모든 계획이 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거든”
- 개봉 : 2019년
- 감독 : 봉준호
- 출연 : 송강호, 이선균 등
한국영화 100선 3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전원 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가족.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 자리는 모처럼 싹튼 고정 수입의 희망이다.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박사장(이선균) 집으로 향하는 기우. 글로벌 IT기업 CEO인 박사장의 저택에 도착하자 젊고 아름다운 사모님 연교(조여정)가 기우를 맞이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 뒤로, 미묘한 관계와 복잡한 갈등이 시작된다.
봉준호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악인이 없으면서도 비극이고, 광대가 없는데도 희극이다.”라고 말했다고. <기생충>은 상류층과 하류층 두 가족의 만남을 다룬 영화이다. 한국 영화 역대 매출액 1위이자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작 최초 국내 천만 관객 돌파 등 수많은 타이틀을 얻은 작품이다. 심지어 역대 네덜란드, 독일, 스페인, 폴란드, 멕시코 개봉 아시아 영화 흥행 1위를 휘감은 엄청난 업적을 이루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작품은 한국영화 100선 10위 안에 두 작품이나 랭크 되었다. 봉준호 감독은 ‘봉테일’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화면 안에 배치되는 소품 등 모든 요소를 섬세하게 챙기고 스토리도 치밀하게 복선을 배치함으로써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특징이 있다.
<올드보이>
“웃어라, 모든 사람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 것이다.”
- 개봉 : 2003년
- 감독 : 박찬욱
- 출연 : 최민식, 유지태 등
한국영화 100선 5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아내와 외동 딸을 둔 수다스럽고 술 좋아하는 오대수(최민식). 그는 영문도 모른 채 15년 간 감금되었다가 풀려난 후, 횟집에서 만난 쉐프 미도(강혜정)와 옛 친구(지대한)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가둔 남자 이우진(유지태)의 정체와 그가 자신을 가둔 이유를 밝혀내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2000년 대 한국 영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걸작 중 하나이며, 명실상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의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004년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와 더불어 ‘복수 삼부작’ 중 2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충격적인 소재를 사용하고 생니를 뽑고, 혀를 자르는 등 무척 잔인한 장면이 빈번하게 나오지만, 화려하고도 섬세한 미장센으로 관객을 압도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금기의 위반, 잔혹한 폭력 묘사 등을 자주 다루며 인간의 본성과 죄의식을 탐구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백상 예술대상부터 청룡 영화상까지 박찬욱 감독을 빼면 한국 영화사는 공백이 남을 것이라 생각하는 바이다. 그만큼 박찬욱 감독은 그 누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체불가, 유일무이 한 존재임이 틀림없다.
<시>
“아까 살구가 땅에 떨어진 거 보고 참 간절하다고 생각했어요. 지 몸을 땅에 던져서 지 몸을 막 깨지고 밟히게 해서 다음 생을 준비하잖아요. 내가 평생 살아도 오늘 살구에 대해 그런 거 처음 알았네.”
- 개봉 : 2010년
- 감독 : 이창동
- 출연 : 윤정희, 이다윗 등
한국영화 100선 7위, 이창동 감독의 <시>. 중학교에 다니는 손자와 함께 살아가는 미자는 호기심도 많은 엉뚱한 캐릭터다. 미자는 어느 날 동네 문화원에서 우연히 ‘시’ 강좌를 수강하게 되며 난생 처음으로 시를 쓰게 된다. 지금까지 봐왔던 모든 것들이 마치 처음 보는 것 같아 소녀처럼 모든 것이 새롭지만, 그녀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이 찾아오면서 세상이 자신의 생각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종상, 대한민국영화대상, 제 63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여 각본상 수상 등 수 많은 상을 휩쓴 작품이다. <초록 물고기>, <오아시스>, <버닝> 등 다수의 작품들로 각국 영화제의 수상 이력을 보유한 이창동 감독의 작품이다. 사실주의에 입각하며 사회로부터 소외된 결핍된 인물상을 섬세하고도 은유적인 시각으로 담아낸다는 것이 이창동 감독의 영화의 특색이다. 소설가 등단을 시작으로 한 이창동 감독의 작품은 인간의 마음을 파고 든다. 이동진 평론가는 이창동 감독을 ‘한국 영화가 도달할 수 있는 깊이는 곧 이창동 감독이 도달한 깊이’라고 언급했다. 그만큼 이창동 감독은 한국 영화의 상징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헤어질 결심>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사람이 있고,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이 있고.”
- 개봉 : 2022년
- 감독 : 박찬욱
- 출연 : 박해일, 탕웨이 등
한국영화 100선 8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산 정상에서 추락사로 발견된 남자. 형사 해준(박해일)은 고인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러 간다. 남편의 죽음 앞에서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는 ‘서래’. 경찰은 일반 유족과는 다른 ‘서래’를 용의선상에 올린다. ‘해준’은 사건 당일 알리바이 수색과 신문, 잠복 수사를 통해 ‘서래’를 알게 되면서 ‘서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
봉준호 감독과 마찬가지로 박찬욱 감독의 작품은 한국 영화 100선 10위 안에 두 작품이 순위에 올랐다. 2022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 경쟁 부문에 초청된 박찬욱 감독의 11번째 장편 영화이다. 특히, 박찬욱 감독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답고도 서정적이며 서글픈 미장센에 자연스럽게 매료된다. 시나리오에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를 집필한 정서경 작가가 함께하여 스토리텔링에 깊이가 더해졌다. 인생 영화라고 뽑은 사람이 많은 작품이며, N차 관람과 대본집 구매까지 한 관객이 즐비했다. 그만큼 작품성, 스토리텔링, 미장센 모든 방면에서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