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에 바탕을 둔 현대적 감각 나이키 클래식 스니커즈
2019년에 가장 주목받고, 이슈가 됐던 제품을 손꼽으라면 역시 나이키와 사카이의 협업으로 탄생한 LD와플 모델이다. 제품이 추구하는 디자인과 컬러, 소재의 디테일은 기존 클래식 스니커즈의 복각 형태와는 차별화된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졌다. 두툼한 EVA 미드솔을 비롯해, 겹쳐 붙인 스우시는 기존에 우리가 경험했던 오리지널의 복각 형태를 넘어섰다. 만약 이 신발이 오리지널 느낌 그대로 당시 감성과 컬러를 구현했다면, 그 인기는 일부 빈티지 스니커즈를 수집하는 소비자층에 국한됐을지도 모른다.
사카이 디자이너 아베 치토세가 LDV와 와플레이서 중 하나의 모델만을 충실히 구현했다면, 이토록 파격적인 디자인의 신발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는 두 빈티지 스니커즈 모델의 디자인 핵심 요소를 적절히 섞어 지금과 같은 신발로 재탄생시켰고, 해당 디자인은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하는 빈티지 스니커즈 마니아 입장에서 봐도 매우 완성도가 높으며, 트렌드에 민감한 요즘 대중에게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비슷한 시기에 언더커버와 콜라보레이션 제품 데이브레이크를 발매했지만, 사카이 LD와플처럼 대중이 원하는 클래식함과 현대적인 느낌을 모두 충족하지는 못했다.
레트로 유행은 돌고 돌아 90년대와 80년대를 거쳐 이제는 70년대까지 이르렀고, 이에 나이키는 코르테즈, 데이브레이크, 테일윈드 등 다양한 고전 모델을 재출시하고 있다. 옛것 그대로 복각도 의미 있지만, 현대적이다 못해 미래적이기까지한 구조적 설계를 더한 형태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그런 의미에서 LD와플을 올해 최고의 신발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신선한 시도로 가장 많은 이들이 열광한 신발임은 확실하다.
EDITOR 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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