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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LIST귀띔; Ep 07. 겨울 플레이리스트

“겨울 하면 이거지!” 하며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나만의 곡이 있는가? 사람은 오감을 통해 추억을 기억한다고 하던데, 며칠 전 눈이 왔던 날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해 줬던 곡이 지난겨울을 생각나게 했다. 지나가다 추억이 담긴 곡을 우연히 듣게 됐을 때 지난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경험을 모든 사람이 한 번쯤은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편은 특별히 스트릿 매거진 에디터들의 무릎을 치게 했던, 그들의 겨울 추억이 담긴 곡과 그에 담긴 스토리를 소개한다. 그 시대를 추억하게 하는 90년대 곡부터 최근에 발매된 곡까지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됐으니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미스터 투 – 하얀 겨울
94년도 발매 이후 한국대중 가요 중 겨울 대표하는 곡 중 하나일 것이다. 캐럴 같은 전주의 시작으로 아름다운 선율과 미스터 투만의 미성이 더해진 곡이며, 시대가 흘렀지만 많은 뮤지션이 리메이크 버전을 내놓을 정도로 명곡 중 명곡으로 꼽힌다.

 

🎧다이나믹 듀오 – 거기서 거기
이 곡은 이전 상황을 연상시켜 주는 곡이다. 겨울 하면 캐럴을 떠오르겠지만, 나에게는 캐럴보다 많이 듣고 본 노래가 있다. 바로 다이나믹듀오의 거기서 거기. 군 생활 중 해당 곡이 담긴 다이나믹듀오 6집 앨범이 발매했다. 당시 한파와 지친 군 생활로 몸과 마음이 시릴 때라 6집 앨범의 수록곡 중 이 곡을 제일 많이 들었다. 가사도 좋지만, 뮤직비디오 속 겨울 포장마차 분위기와 세탁소 스팀, 뜬금없는 비뇨기과 간판이 재미를 더한다. 한동안 듣지 않았지만 겨울 하면 딱 떠오르는 곡이기에 이번 겨울은 다이나믹듀오 6집 앨범과 뽀글이와 함께 보내야겠다.

 

🎧제휘 – Dear moon
이맘때쯤이면 차가운 온도와 겨울 냄새로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늦은 밤, 하늘에는 보름달이 떠 있고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걸어갈 때 들어보자. 제휘의 몽환적인 보이스는 까만 밤하늘에 수많은 별을 놓아주고, 위로를 건네는듯한 가사는 추운 날 나에게 손난로를 쥐여주는 기분이다. 겨울, 멜로디, 가사까지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지는 곡이다.

 

🎧 카더가든 – HOME SWEET HOME
이 곡은 겨울이 올 때쯤 내 머릿속에 항상 먼저 떠오른다. 빈티지하면서 편안한 아날로그 사운드 속에 씁쓸한 감정을 담담하게 내뱉는 카더가든의 보컬이 겨울이 가진 정적이고 쓸쓸한 부분과 많이 닮았다고 느낀다. 손 끝이 아린 추운 날씨에 지친 하루를 마무리하며 힘없이 터벅터벅 혼자만의 공간인 집으로 걸어가는데 어느샌가 조금씩 내리는 눈을 보며 조금의 위안을 얻는 듯한 느낌을 받는 이미지가 절로 떠올려지는 곡이라고 해야 할까. 활기가 넘치고 즐거움이 가득한 캐롤송이 울려 퍼지는 겨울보단 외롭고 쓸쓸하지만 그 안에서 닿을 듯 말 듯한 아주 조금의 따뜻함을 찾는 그런 겨울의 모습이 좋다.

 

🎧Lana Del Rey – Young and Beautiful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OST로, 웅장한 멜로디와 Lana Del Rey 특유의 차분한 음색이 따뜻한 공기도 차갑게 만드는 것만 같다. 어느 겨울에 봤던 위대한 개츠비에서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주인공의 공허함에 이입해서 봤던 기억이 있다. 차가운 겨울과 공허한 감정이 닮아있어 아직도 날이 추워지면 이 곡이 생각나고, 그렇게 이 곡을 들으며 지나쳤던 겨울나무의 앙상한 가지들이 기억에 남아있다.

 

🎧SNOWTAPE – SNOWTAPE
어느 날 기차 안에서 그녀가 이 곡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부터 노래가 처음 흘러나오던 그때까지 느꼈던 따뜻한 감정을 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 시티팝스러운 멜로디에 따뜻한 음색의 보컬들과 닮아있는 이 곡은 앞으로 있을 수많은 겨울을 따뜻하게 기억시켜 줄 것만 같다.

 

🎧Oasis – Champagne Supernova
지난 겨울에 많이 들었다는 이유로 겨울만 되면 습관처럼 생각나는 곡. 여유로운 주말에 전기장판 위에서 들으면 곡 분위기에 맞춰 나까지 나른해지게 된다. 잔 주변에 코카인을 바른 술을 의미하는 제목처럼 노엘 갤러거가 이 곡을 쓸 때 약에 취해 만들었다고 밝혔으며, 심지어는 BBC에서 가장 최악의 가사 7위로 선정됐던 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곡.

 

🎧혁오 – paul
겨울 플레이리스트에 꼭 이 곡을 넣고 싶어 처음 귀띔 플레이리스트를 시작했을 때부터 아끼고 아껴뒀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와 잘 어울리기도, 습도 높은 새벽 공기와 잘 어울리기도 한다. 잔잔한 멜로디와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만들어줄 한방 혁오 보이스까지.

 

🎧죠지 – 좋아해..
겨울에 발매되자마자 반복 재생하면서 내 출퇴근을 책임져줬던 곡이다. 90년대 st 따뜻한 멜로디 덕분에 차가운 듯 따뜻한 곡처럼 느껴진다. 이 멜로디처럼 따뜻한 겨울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