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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et radio FM172.7: VOL.06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주인공 피터 파커는 소심하고 나약한 고등학생이었지만 우연한 계기를 통해 큰 힘을 얻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를 지켜보던 삼촌 벤 파커가 그에게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라는 충고를 한다. 그 후 벤 파커는 무장 강도에 의해 살해를 당하게 되며, 그제야 삼촌 말의 의미를 깨달은 피터 파커는 진정한 히어로로 성장하게 된다. 이처럼 마블 유니버스의 히어로는 능력과 힘을 강조하는 기존 히어로와 달리 주변 사람과의 관계와 갈등을 통해 한 인물의 성장 드라마를 담아 전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는 영화계 가장 힘 있는 시리즈로 자리매김했다.

 

마블의 흥행 이유는 작품성과 화려한 연출도 있지만 영화를 보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중독성 강한 OST를 빼놓을 수 없다. 영화 설정과 시대상에 맞는 노래 선정으로 영화 속 상황을 극적으로 만드는 마블의 센스를 느낄 수 있다. 오늘의 주제인 ‘히어로를 대표하는 마블 유니버스’ 속 음악을 소개한다.

Iron Man / Black Sabbath

기존 히어로는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활동하는 것이 불문율이였는데 기자들을 불러 모아 “I am Iron Man”이라며 정체를 밝혀버리는 히어로의 등장.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재치 있는 애드립으로 탄생한 엔딩과 함께 메탈의 선구자로 밴드 블랙사바스의 “Iron Man’ 엔딩 크레딧이 펼쳐진다. 같은 이름을 공유한 캐릭터와 노래이기에 서로 연관이 있을 것 같지만 실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 반전.

Live to Rise / Soundgarden

이 노래는 영화 ‘어벤져스’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다.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의 새 노래를 주제가로 내새우는 영화 ‘007’시리즈를 떠올려 보면 마블도 ‘어벤져스’를 기점으로 MCU를 영화계에 이름을 알린 지표와도 같다. 90년대를 대표하는 밴드 사운드가든은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97년 4월 음악적 견해를 좁히지 못하고 해체했고, 13년 후 재결성을 발표했다. 이 곡은 재결성 이후 밴드가 처음 완전체로 녹음하고 발표한 첫 싱글인 셈이다. ‘어벤져스’를 위한 곡이었지만, 영화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 아닌, 영화 분위기에 어울리는 방향이 돋보인다.

I’m not in Love / 10cc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음악이 흥행으로 이끈 요소 중 하나다. 주인공인 스타로드가 어렸을 적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의 추억이 담긴 워크맨으로 듣는 믹스테잎은 60년대 말에서 70년대 말에 발표된 팝송들로 채워 영화 시점의 배경을 잘 살렸다. 블루 스웨이드의 ‘Hooked on a Feeling’이 대표곡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겠지만, 영화의 시작과 동시에 나오는 이 노래가 준 임팩트는 비교가 안된다. 영화는 처음부터 어린 피터가 어머니의 임종을 앞두고 홀로 가만히 앉아 듣는 이 노래가 지구라는 것을 명시하지만 신디사이저의 몽환적인 인트로는 우주 배경의 영화를 알리는 것처럼 들린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사운드트랙은 음반으로 발매되었으며, 기발표곡으로만 채운 OST 중 최초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했다.

Father and Son / Cat Stevens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러시’는 다음 시리즈에서도 ‘Awesome Mix’ 활약은 대단했다. 가오갤 5인방이 괴물들과 한바탕 싸우는 동안 그루트만 천진난만하게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의 ‘Mr. Blue Sky’에 맞춰 춤추는 오프닝부터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이 노래는 스타로드를 구하기 위해 희생한 욘두를 기릴 때 등장한다. 영화 장면과 맞물리는 노래에 영화를 보는 관객도 눈물을 흘릴 수 밖에.

Feels So Good / Chuck Mangione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주인공 스티븐 스트레인지는 수술복을 입는 장면으로 등장한다.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Shining Star’에 몸을 흔들면서 여유로이 수술을 진행하는 도중 조수가 다음 노래를 틀자 ‘Feels So Good’, 척 맨지니오니, 1977년이라며 노래 맞추기를 한다. 게다가 자세한 곡의 설명과 이력까지 덧붙이며 박학다식하고 똑부러지는 캐릭터의 성격을 한 장면에 보여준다. 또한 이 노래는 국내에서도 라디오를 포함한 다양한 TV 방송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어 익숙한 노래일 것이다. 또한 MRJ라는 가수가 힙합으로 샘플링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