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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 시작부터 한국에 입점하기까지

제임스 제비아가 설립한 슈프림이 2023년 9월 한국에 오픈할 예정이다. 한국에 오픈하게 된다면 아시아에서 2번째, 글로벌 15번째 스토어다. 이전부터 한국에 슈프림 매장이 오픈한다는 루머가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지난 4월 한국에서 촬영한 스냅샷 공개와 VF 코퍼레이션 관계자 한국 방문으로 인해 루머는 기정사실로 되어 가고 있다. 스케이트 보더를 위한 제품 외에도 벽돌, 소화기, 자전거 등 유니크한 잡화 출시로 다양한 고객층을 형성한 슈프림은 극소량 생산으로 새로운 제품 발매 시 매장 앞은 캠핑러들로 가득하다. 게릴라 마케팅과 장기적인 브랜드 협업(노스페이스, 나이키, 닥터마틴, 벤슨 등), 아티스트 프린팅 티셔츠 등 그들만의 특별한 마케팅 방식으로 지난 20년간 두꺼운 마니아 층을 형성해왔으며, 브랜드 영향력과 그들의 독특한 비즈니스 방식은 전 세계 패션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우리가 슈프림에 열광하는 이유

슈프림 설립자 제임스 제비아는 스투시 멤버 중 하나로 1991년 당시 스투시 뉴욕점 매장 오픈을 도와줬다. 이후 약 3년간 스투시 맴버로 활동하며 스투시 고유의 스케이트 보드 문화와 힙합 문화에 영향을 받았고, 1994년 뉴욕 맨해튼에 스케이터를 위한 스케이트 샵 슈프림을 오픈한다. 당시 뉴욕은 경제 시장 불황과 사건, 이슈들로 가득했으며, 아티스트 뱅크시와 카우스가 거리에서 활동했던 시기다. 두 아티스트 외에도 영화감독 래리 클락은 뉴욕 10대 청소년들의 마약, 에이즈 문제들을 담은 영화 <키즈(Kids)>를 상영했다.

스트릿, 스케이트, 힙합 문화가 전성기를 이루던 시기라 제비아 또한 이 시기에 문화적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 그는 뉴욕에 도배된 캘빈 클라인 속옷 광고에 슈프림 스티커를 붙이거나, 루이 비통 모노 그램을 무단으로 도용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로 반항적인 브랜드 이미지로 구축해 나갔다. 그로 인해 상표권 침해로 고소당하기도 했지만, 2017년 당시 루이 비통 남성복 아티스틱 디렉터 킴 존스가 루이 비통 남성복을 젊은 분위기로 변화시키길 원해 슈프림 측에 협업을 제안했었다. 법정 공방으로 인해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의 협업 결과물은 성공적이었으며, 패션 하우스 브랜드들이 스트릿 브랜드와 협업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성공적인 협업으로 스케이터 외에도 힙스터, 래퍼, 셀럽 등 슈프림에 관심을 두게 되는 사람들이 늘며 더 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이후 극소량 발매로 유명한 슈프림의 박스 로고 모자나 후드, 티셔츠는 더욱 구하기 쉽지 않아졌고 정작 스케이터들을 다른 스케이트 브랜드를 찾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었다.

2020년에는 노스페이스, 반스, 팀버랜드 등을 소유한 VF 코퍼레이션이 슈프림을 약 21억 달러에 인수함과 동시에 슈프림 마니아들은 리셀러와 대기업 인수로 인해 브랜드 아이덴티티 변질과 동시에 상업성을 추구하게 될 것을 우려했었다. VF도 이를 의식했는지 2022년에 음악, 패션,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노 베이컨시 인의 공동 설립자이자 데님 티어스를 이끄는 트레메인 에모리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했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으로 인해 슈프림의 스트릿 브랜드 입지를 지킴과 동시에 스투시, 리바이스, 버질 아블로 등 다양한 이들과 협업을 펼친 트레메인 에모리의 행보를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

제임스 제비아는 여전히 슈프림을 감독할 예정으로 트레메인 에모리 역시 데님 티어스를 슈프림과 함께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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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은 왜 이제서야 한국에 들어올까

슈프림은 아시아 중 유일하게 일본에만 자리 잡고 있지만, 한국 소비자들에게 스케이트 문화가 비주류라 한국 진출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것은 아니다. 슈프림과 비슷한 스트릿 브랜드 베이프, 스투시, 칼하트 외에도 많은 스트릿 브랜드들이 한국에 입점했고 노아, 퍼킹어썸, 팔라스 등 세계적인 스케이트 브랜드가 입점 준비를 마쳤다. 슈프림이 뒤늦게 한국에 상륙하게 된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슈프림이 아닌 다른 이들이 슈프림 상표권을 미리 등록했기 때문이다.

슈프림 상표권 등록 문제에 대해 제비아는 “슈프림은 브랜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좋은 이름일 뿐이다.”라고 상표권 등록에 대한 입장을 내놓으며, 2012년까지 상표권을 등록하지 않았다. 하지만 ‘등록상표를 지정상품에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인 상표권이라는 법적 안전장치를 전혀 준비하지 않고 간과해 몇몇 업체들이 여러 국가에서 슈프림의 상표권을 미리 선점해 상표를 먼저 출원·등록했다. 대표적으로 IBF 기업은 ‘슈프림 이탈리아’를 설립해 합법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협업을 진행하는 대범함까지 보여줬다. 뒤늦게 제비아는 슈프림 상표권을 되찾기 위해 상표권분쟁에 나섰지만, 합법적인 가짜 슈프림으로 인해 법적 고초를 겪고있다.

특허청 상표권과 가품 이슈에 있어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슈프림 외에도 세계적인 스트릿 브랜드 언디피티드는 언디피티드와 별개로 언디피티드 코리아가 상표권을 취득해 한국에서 전개하고 있다. 2021년부터 중고 거래 사이트 및 리셀 플랫폼에서 언디피티드 제품들을 판매하지 못하게 유통 및 거래를 금지했으며, 데님 브랜드 에비수, 에드윈도 상표권을 취득해 일본 브랜드와 별개로 한국에서 전개해 나가고 있다.

슈프림 뉴욕 본사 챕터 4 코프가 2013년과 2018년에 한국에 상표권을 출원했지만, 기존 상표권을 등록한 이들의 이의 신청으로 무산됐었다. 이후 챕터4 코프는 선등록 상표권에 대한 무효심판 청구를 통해 공식 상표권을 취득했고, 지난해 9월 특허청으로부터 ‘슈프림’ 상표권에 대한 출원 공고를 받고 등록을 완료했다.

스케이트 브랜드에서 시작해 매 시즌 새로운 문화와 가치를 담아 스트릿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슈프림. 일본에 이어 아시아 두 번째 진출로 한국에 런칭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지만, 스트릿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번 슈프림 한국 진출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상표권과 가품 문제로 오픈이 지연되는 일이 없길 바라며, 새로운 매장을 오픈 때마다 선보이는 박스 로고 티셔츠도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