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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mpe-l’œil] Report: 빈티지 아카이브와 트롱프뢰유의 조합

 

면100% 소재로 제작한 가죽자켓

 

최근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된 준야 와타나베와 빈티지 숍의 협업 제품이 있다. 겉으로 보기엔 가죽 자켓이지만, 면에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마치 가죽 자켓인 것처럼 구현한 제품이다. 준야 와타나베는 22AW 시즌부터 리바이스, 칼하트 등 오랜 역사를 지닌 빈티지 제품을 3D 프린팅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당시 본 제품은 일본 빈티지 숍 베르베르진(BerBerJin)에서 판매하는 60년대 베이츠(BATES)자켓을 인쇄한 제품으로 발매 후 빈티지 패션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다

 

실사 이미지를 사용해 묘사된 물체가 마치 실제의 것으로 보이는 착시 현상을 트롱프뢰유(Trompe-l’œil) 예술 기법이라 한다. 패션에 처음 도입한 사람은 디자이너 엘사 스키아파렐리(Elsa Schiaparelli)로 그는 1927년 F/W컬렉션에서 스웨터에 리본 매듭 디자인을 넣은 스웨터를 선보이며 혁신적인 디자이너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


시간이 지나 트롱프뢰유는 2023년의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오프화이트, 발망, 와이 프로젝트, 로에베와 같은 다수의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제품과 인물 사진을 활용하여 출시하고 있으며, 준야 와타나베, 장 폴 고티에, 아크네, 토크(TOLQ), 클랏(CLOT) 등은 아카이브 빈티지 제품을 활용하여 트롱프뢰유 기법을 선보이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주로 브랜드 아카이브 제품을 활용하며, 실제 빈티지 제품에 묻은 작은 얼룩까지 완벽하게 표현한다. 녹슨 자국과 봉제 흔적, 데미지, 소재 등 마치 실제 제품과 동일하게 구현하며, 버클이나 텍, 벨트 같은 입체적인 부자재는 동일한 위치에 새로운 부자재를 사용했다.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디테일에 광적으로 집착하다 보니 옷을 넘어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즐거움까지 경험하게 해준다.

트롱프뢰유의 넥스트 스텝

 

초현실주의 표현 기법을 시작으로 현시대 디자이너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활용되는 트롱프뢰유. 2023년에는 아이디어로 가득한 디자이너들과 트롱프뢰유 기법이 만나 더욱 빛을 발휘했고,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패션계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미래에도 브랜드 아카이브를 선호하는 디자이너들의 주 소재이자 새로운 시도를 즐기는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 요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이며, 그들의 창의적인 시도와 혁신을 기대해 본다.